제        목 [공동주최] 건설정책포럼_ 위기의 대한민국 인프라 건설 후기
작  성  일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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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및 개요

최근 국내 건설산업은 안전 규제 강화, 적정 공기 및 공사비 확보 어려움, 불분명한 업역간 한계 등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국가 경제활동을 지탱하는 건설산업이 위태로운 환경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인 해법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지난 3월17일(화)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국건설관리학회와 대한토목학회가 공동으로 “위기의 대한민국 인프라 건설제도 진단 및 규제개선” 방안을 주제로 포럼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해당 포럼의 상세 프로그램은 아래과 같다.

 

 

 
이번 행사는 학회 부회장인 차희성 아주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학회 회장인 조훈희 고려대 교수가 “사회적 가치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미래 성장을 지원하는 시대적 규제와 인프라 건설의 조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였다. 본 고에서는 상기 행사의 주된 발표 내용과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심층 토론의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요구되는 규제 개선의 방향과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2. 발표 및 주요 토론 내용

2.1 발제 내용 요약
1) 사회적 가치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 (조훈희 한국건설관리학회 회장)
최근 수년간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제도와 정책이 도입되고 있으나, 수익성, 혁신성, 성장성이 정체된 건설산업은 한계에 달한 측면이 있다. 그로 인해 금융업, 정보통신업은 물론 제조업에 비해도 현저하게 낮은 산업별 월평균 임금으로 말미암아 건설 산업 종사자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건설산업의 수익성 악화는 궁극적으로 미래 투자 동력의 상실로 이어지고, 산업의 매력도의 감소로 인한 품질과 안전의 위기로 전이됨으로써 종국에는 산업 시스템의 붕괴된다는 데스 스파이럴(death spiral) 함정에 빠질수 있다. 이러한 건설산업이 직면한 위기는 수요공급의 시장차원의 문제와 함께 “규제중심의 파편화된 정책”이 중요한 원인이라는 보고서이 내용은 우리 산업이 겪고 있는 규재가 갖는 역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국의 붉은 깃발법(red flag act)이 마차 산업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제정되었지만, 세계최초 상용차 역량을 갖춘 영국이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독일 등에 빼앗기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는 사례이다. 반면, 싱가폴의 경우, PPVC (prefabricated prefinished volumetric construction)로 대표되는 OSC (off site construction) 공법의 주도적인 도입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 올바른 규제가 산업의 생태계에 미친 긍적적인 영향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건설생태계를 위한 정책과 규제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1)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하는 것처럼 산업의 성장속도에 맞춰 건설 정책과 제도는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2) 선명성에 가려져 디테일한 제도 설계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3) 안전한 시설물 공급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공기와 예산에 대한 사회적인 동의가 필요하다. 

요컨대,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결정된 미래를 준비할수 있는 역량있는 기술자를 양성하고, 국가의 발전을 견인하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건설 정책과 규제의 방향을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2) 건설 불신의 산업에서 신뢰의 산업으로- 책임과 권한 (이석종 한국토목구조기술사회 부회장)
건설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뿌리는 불신에 있다. 불신은 통제를 낳고, 통제는 책임의 실종을 낳고, 책임의 실종은 기술의 정체를 낳는다. 그동안 건설과 관련된 제도는 문제가 생길때마다 땜질식으로 규정을 추가해온 결과, 전체적인 철학을 잃었다고 할수 있다. 예를 들면, 시공자가 정해지기 전인 설계단계에서 임시구조물의 구조 검토를 요구하고 있고, 낙착률이 80%인 상황에서 적정 공기와 공사비를 심의해야 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국내와 해외 선진국의 발주철학의 근본적인 차이는 국내는 시공자를 단순 노무자의 수준으로 대하는 반면, 해외의 경우에는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권한을 주는 만큼 책임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해외 공사 표준계약서인 FIDIC은 책임구조의 핵심은 명문화에 있다. 발주자는 공사 수요자이자 발주의 주체이며, 기술자는 발주자의 대리역할을 수행하며, 시공자는 시공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국내 계약의 현실은 책임, 권한의 경계가 모호하게 설정되어 있어서 각종 법과 기준, 지침에 의한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계가 있다. 권한이 없는 곳에 책임이 없는 것처럼 책임의 분산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 국내건설산업이 갖는 가장 큰 제도적인 문제점 중 한가지는 검증이 없는 기술자의 등급제도이다. 즉, 경력만 채우면 최고 등급이 되는 역량 검증없는 기술인 등급제도를 개선하여 작겨을 갖춘 전문가를 법적으로 정의하고, 이들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때 불신의 산업이 신뢰의 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2.2 패널토론 요약
1) 규제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안전, 노동 및 환경 규제의 강화 움직임은 향후에도 지속되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산업에 있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결국 신뢰의 산업이 되기 위한 필요요건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공정과 상생의 산업으로의 성장이 중요하다. 갈등과 경쟁의 산업에서 공정과 상생에 기반으로 한 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 안전이나 품질, 환경 등의 문제는 건설산업 참여자의 개별적 이익 추구의 결과인바, 장기적 성장을 위한 공정과 상생을 산업 기반 구축은 핵심적 이슈일 것이다. 둘째, 융합과 확장임. 분절되고 파편화되어 있는 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개선하기 위한 융합과 확장의 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선 AI 등 첨단기술의 융합과 생산성 혁신을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의 활성화 노력이 필수적이다. 셋째, 자율과 혁신임.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과도한 규제와 경직화된 정책·제도의 운영은 필수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혁신해 나갈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2) 건설 기술인의 권한과 책임 균형 노력 (김형석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상근부회장)
현재 우리나라 건설 관련 법체계를 보면 대부분이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술진흥법 등 업체 중심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실제 설계·시공·감리 등 현장에서 기술적 판단을 수행하는 건설기술인은 책임의 대상이 되지만, 독립적 권한을 가진 전문직으로서의 지위는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저희 협회에서는 「건설기술인법」 제정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건설기술인의 권익 보호나 처우 개선을 넘어서,건설기술인을 건설산업의 핵심 전문 인력으로 법적으로 정의하고 그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는 이미 충분히 도입되었다. 이제는 그 책임을 실제로 질 수 있도록 기술 전문가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3) 안전확보를 위한 발주제도 개선과 건설기술인의 역할 (조성한 GS건설 부사장)
최근 국내 토목건설 산업은 건설사고의 지속적인 발생과 이에 따른 안전 규제 강화, 수익성 악화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공공 인프라 분야에서 “사고 발생 → 규제 강화 → 현장 관리 부담 증대 →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규제 위주의 대응에서 벗어나, 산업의 근본적인 발주 체계 혁신과 현장 기술인의 권한 강화를 통한 구조적 해법 모색이 절실한 시점이다. 현행 공공공사 발주 체계는 안전보다 “비용”과 “속도”에 치중되어 있어 현장의 안전 확보에 근본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외 인프라 선진국은 이미 “과정 규제”에서 “성과 중심”으로 체계를 전환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도 성과기반 계약(PBC)과 협력형 계약(Alliance) 도입이 필요하며, 건설 기술인의 전문성과 역할을 강화하여 기술 중심 건설 산업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4) 건설산업 선진화 관점의 규제 개선 사례 (손윤기 엔비코컨설턴트 대표)
국내 발주자는 대부분의 리스크를 시공사나 엔지니어링사에게 전가하는 계약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된 것은 발주자 관점에서 과업을 실질적으로 리드하는, 과업을 진행해본 실제 엔지니어가 부재하고, 정확한 공사비와 공기, 엔지니어링의 경우 설계 투입인력 및 과업기간, 공기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추정이 어렵기 때문에 국민의 세금을 쓰는 입장에서 리스크를 수급자가 지게 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발주자 측 기술자가 정확하게 엔지니어링 능력을 갖추고 과업을 이해할 때 리스크를 예측하고 두려워 하지 않고 문제해결능력이 있을 때 적어도 컨드렉터의 문제해결의 동반자가 될 때 과업은 더 효율적으로 끝나게 되는 사례가 엔지니어를 책임과 권한을 인정하는 해외선진 시장의 일반적인 프로토 타입이다. 건설산업의 계약법이 선진화 되고 과업의 진행에 엔지니어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화 되는 것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기술의 발전 그리고 해외 시장 진출의 중요한 내재적 능력이 될 것이다.

5) 전문가의 역량과 권위 확보를 위한 교육제도 개선 방안 (홍기증 국민대학교 교수)
대학 배출 인재와 현장요구 전문가의 괴리가 크다. 산업현장의 적재적소에서 역할할 수 있는 전문가로 학생들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할 때 느끼는 것은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매우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졸업 후 전문가가 되었을 때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또는 권한과 책임이 충분하게 주어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나갈 수 있는 보람있는 일인지를 학생들에게 제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동기부여는 실제 선배들의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지금의 건설제도와 건설경기 상황에서는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 만한 사례들이 점점 줄어드는 어려운 점이 있다. 편한 일들만 선호하는 학생들의 변화가 더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현장의 여건이 학생들에게 충분한 동기를 줄 수 없다면, 좋은 학생들이 떠나가고 학업의욕이 꺾여가는 현실을 막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대학 내의 토목공학 교육도 움츠러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거시적인 환경이 개선된다면 산업계와 대학의 교류를 통한 교육의 활성화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3. 맺음말
본 포럼은 지난 수년간 건설 규제가 지니는 한계와 현 건설산업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합리적인 건설 정책의 방향설정을 모색해 보는 소중한 행사였다. 건설산업이 처한 녹록지 않은 현실은 불합리한 규제나 정책적 한계로 말미암은 측면이 큰 만큼 지속적인 변화와 노력을 통해 이를 헤쳐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교육과 자격제도, 발주방식 등 종합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질 때 우리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수 있을 것이다. 금번 행사와 같이 다양한 건설 분야 전문가들의 담론이 모여질 때,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을 이끌고 낼수 있고, 좀더 발전적인 건설 산업의 모습으로 진화해 나갈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작성자]
* 차희성 제14대 수석부회장, 아주대학교 교수 / hscha@aj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