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HUB로서의 충청
1. 서론
지난 4월 24일, 한국건설관리학회(KICEM) 충청지회 주관으로 '2025 한국건설관리학회 충청지회 춘계세미나'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건설업계가 여러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스마트 건설 도입을 통해 산업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서, 충청권이 가진 정책 및 연구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장철기 충청지회장(한남대학교 교수)은 개회사에서 정부 부처와 국책 연구기관이 다수 위치한 충청권의 지리적 이점을 언급하며, 이번 세미나가 '건설 정책 HUB로서의 충청'이라는 주제 아래 산·학·연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귀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본 기고문은 세미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과 성과를 바탕으로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충청권의 역할과 발전 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금번 세미나의 주요 발표자는 다음과 같다. [발표 1] 건설산업 정책 동향과 정책연구 방향 (김성일 국토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발표 2] 공공건축지원센터 운영 소개 및 주요 연구 성과 (이주경 건축공간연구원 공공건축지원센터장) [발표 3] LH 스마트건설 추진 및 연구 동향 (송상훈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2. 세미나 발표 2.1 건설산업 정책 동향과 정책연구 방향 김성일 국토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건설산업 정책 동향과 정책연구 방향' 발표를 통해 1958년 건설법 제정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한국 건설 정책의 역사를 심도 있게 조망하였다. 80년대 건설업 면허 동결과 보호 육성 시기를 지나, 87년 독립기념관 화재 사고를 계기로 건설기술관리법이 제정되고 품질·안전 관리가 강화되었으며, 90년대에는 시장 개방과 국제화 대응, 부실공사 및 담합 문제 해결이 주요 과제였다. IMF 외환 위기 이후에는 제1차 건설산업 진흥 기본계획(98년) 수립, 공공건설 사업 효율화 종합대책(98-02년) 추진 및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도입(99년), 민간투자지원센터(PIMAC) 설립 등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이후 건설산업 선진화 전략(05년 이후), 제3차 건설산업 진흥 기본계획(08-12년)에서의 CMAR 방식 도입 기반 제시, 선진화위원회 운영(08년), 제4차 계획(13-17년)에서의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 첫 등장 및 스마트 기술 경쟁력 강화 명시, 제5차 계획(18-22년)에서의 4차 산업혁명 용어 등장 및 건설산업 혁신위원회 발족, 그리고 제6차 계획(23-27년) 수립에 이르기까지, 건설산업은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왔음을 역사적 발걸음과 함께 설명하였다. 김 위원은 이러한 정책 변천 과정 속에서도 건설 기술자 인증 제도 개선, 보증 시스템 선진화, 건설산업 거버넌스 개편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문제들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해결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는 정책이나 제도가 경로 의존성을 가지며, 위기 상황이나 외부 충격(기술 발전 등)이 발생해야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또한, 향후 건설산업이 저성장·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화, 가치사슬 확장(제조업 연계 등), 기술 혁신 금융 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며, 효율성·안전·지속가능성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국토연구원이 세종시에 위치하며 이러한 정책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청권의 정책 허브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 충청지회가 더욱 힘을 합쳐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2.2. 공공건축 품질 향상과 지원 체계 고도화 이주경 건축공간연구원(AURI) 공공건축지원센터장은 '공공건축지원센터 운영 소개 및 주요 연구 성과' 발표를 통해 센터의 역할과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2014년 제정)에 근거하여 설립된 센터는 설계비 추정가 1억 원 이상 공공건축 사업의 계획 사전 검토를 통해 합리적 예산 투입과 기획·설계 내실화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약 6,500건의 검토를 수행했으며,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83.7%가 업무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검토 기간 단축, 실무자 교육·홍보 강화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사업 특성을 반영한 적정 공사비 산정 기준 마련에 대한 발주처의 요구가 높으나 현재로서는 명확한 기준 제시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센터는 올해부터 사업 유형 및 중요도에 따라 검토 절차를 다양화하고, 주요 사업에 대한 맞춤형 컨설팅 기능을 강화하며, 공공건축 총괄 지원 기구로서 교육·연구·홍보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며, 또한 건축안전 모니터링 제도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법 개정 방안 연구, 공공건축 설계 발주 지침 표준화 연구, 상업·업무시설 공실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건축물의 탄력적 용도 전환 방안 연구 등을 수행하며 제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고 하였다. AURI 역시 세종시에 위치하여 충청권이 공공건축 분야의 발전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2.3. LH 스마트 건설 추진 및 연구 동향 송상훈 LH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LH 스마트 건설 추진 및 연구 동향' 발표를 통해 LH의 스마트 건설 추진 현황과 연구원의 역할을 소개하였다. 대전에 위치한 LH 토지주택연구원은 주택·도시·건설기술 분야 전문 연구기관으로, 연간 100여 건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LH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건설 현장의 고령화, 인력 부족, 안전 및 품질 관리 강화 요구에 대응하여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LH는 BIM, 드론, IoT 센서, 로봇, OSC(탈현장 건설), 3D 프린팅 등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BIM은 2025년 이후 전면 적용에 대비하여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하고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 정보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 중이다. 드론은 측량, 공정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70%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다른 기술들의 현장 적용률은 아직 평균 14% 수준에 머물러 관심도나 기대 효과에 비해 낮은 편이다. OSC 분야에서는 모듈러 주택과 PC(Precast Concrete) 공법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실증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모듈러 주택은 세종시 행복도시(UR 12블록 416세대), 2027년 충청 유니버시아드 선수촌(1327세대 중 450세대), 의왕 초평(22층) 등 9개 지구 1,750세대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공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공사비를 RC 벽식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표준 평면 개발 및 표준화, 장기적으로 조달청 나라장터 등록 등을 추진 중이다. PC 공법 역시 김포 한강(4층), 아산 탕정(7층), 평택 고덕(12층) 등 단계적으로 층수를 높여가며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H는 이러한 기술 개발과 더불어 분리발주 예외 적용, 공사용 자재 직접 구매 제도 개선, 공업화 주택 인정 제도 실효성 강화 등 규제 개선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의 활발한 연구 활동은 충청권이 스마트 건설 기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3. 토론 및 향후 과제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발표 내용에 대한 심도 있는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산업계와 학계 및 연구계 종사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건설 정책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경로 의존성, 이해관계 등), 공공건축 사전 검토 대상 범위의 적절성(설계비 1억 원 기준), 사전 검토 의견의 실효성 및 예산 반영 문제, 시공 단계에서의 에스컬레이션 반영 및 사업 관리 시스템(CMS)과의 연계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논의는 정책과 현장 간의 간극을 좁히고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KICEM 충청지회 춘계 세미나는 건설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충청권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국토연구원, 건축공간연구원, LH토지주택연구원 등 주요 국책 연구기관과 공공기관이 집적된 충청권은 명실상부한 '건설산업 정책 및 기술 혁신의 허브'로서 성장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충청권이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정책 연구 및 제언 기능 강화: 충청권 소재 연구기관 간 연계 강화 및 공동 연구 활성화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건설산업 진흥 기본 계획 등 주요 정책의 체계적인 관리 및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주도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세종 시대의 개막을 대비하여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 ● 스마트 건설 기술 실증 및 확산: LH 등과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 건설 기술 실증 단지를 적극 유치하고, 개발된 기술의 지역 중소 건설업체 확산을 위한 교육 및 컨설팅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4. 마무리
한편, 세미나의 마지막 순서로 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되었다. 이는 KICEM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미래 건설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격려하고 학업을 지원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끝으로 춘계세미나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신 목원대학교 신현규 교수님과 세미나 사회를 맡은 순천향대 임현수 교수님, 업계를 대표하여 행사 준비에 큰 도움을 주신 ㈜선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이일호 부사장님께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참석자들의 따뜻한 박수 속에 마무리되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공유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제언들이 밑거름이 되어 충청권이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KICEM 충청지회가 앞으로도 이러한 논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며 건설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작성자] * 김정환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 충청지회 총무 / jeonghwan.kim@ut.ac.kr * 신현규 목원대학교 교수 / 충청지회 총무 / shinhk@mokwon.ac.kr * 임현수 순천향대학교 교수 / 충청지회 총무 / hslim@sch.ac.kr * 장철기 한남대학교 교수 / 충청지회장 / ckchang@hnu.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