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건설공사 발주제도 진단, 지속 가능한가?
1. 서문
지난 9월 12일(화), ‘공공 건설공사 발주제도 진단, 지속 가능한가?’를 주제로 우리 학회 제도정책위원회의 `23년 2차 세미나 가 한국과학기술회관 지하1층 중회의실6 에서에서 개최되었다. 본 세미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정책연구소와 공동으로 주최하였으며, 공사비 책정, 낙찰제도, 기술형입찰, 장기계속계약방식 등 공공 건설공사의 발주제도를 둘러싼 주요 현안을 종합적으로 조망하고,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혁신해야할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기획되었다. 현장에는 발주처, 건설사, 설계/건설ENG 및 사업관리 기업, 연구기관 등 산학연 관계자 등 약 50여명이 회의실을 가득 채워 발주제도의 개선 방향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려주었다. 행사는 우선 첫 번째 인사말씀으로서 우리 학회 김경주 회장은 본 세미나가 최근 국내 건설산업에서 발생되는 안전사고 등 여러 문제와 관련한 이슈가 될 수 있는 공공 건설공사 발주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우선, 학회 부회장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태경 선임연구위원의 첫 번째 발제 ‘공공 건설공사 낙찰제도 선진화 추진과제’ 와 두 번째 발제로 법무법인 율촌의 정원 변호사의 ‘장기계속공사 계약 방식의 문제점과 대안’ 진행과 정부기관, 대기업, 연구소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토론을 통해 종합적 현안 조망을 제시하여 향후 건설공사 발주제도의 지속가능한 도약이 기대될 것이라 소개하였으며, 참여해주신 패널 토론 좌장이신 서울대학교 이복남 교수님외 6명의 토론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였다. 본 세미나 프로그램은 앞서 소개한 2개의 주제 발표 후에 아래와 같은 전문가가 참여한 패널 토론 및 질의·응답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패널토론> * 좌장 :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 * 패널 : 양현진 행정안전부 사무관, 박운용 서울특별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설계과장, 오범균 현대건설 정책지원팀장, 전종구 대한건설협회 실장,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 오세욱 한국조달연구원 센터장
2. 세미나의 주요내용
2.1. 발표1. 공공 건설공사 낙찰제도 선진화 추진과제 첫 번째 발제에서는 국내 공공 건설공사 낙찰제도의 맥락과 최근 이슈를 정리하고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낙찰제도에 대한 건설업 종사자 인식과 정책적 시사점 분석과 이를 통한 낙찰제도 선진화 추진과제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우선 공공 건설공사 낙찰제도는 ‘기술형’과 ‘기타공사’라는 큰 분류안에서 기술형에는 특정공사(턴키, 대안), 기술제안이 있으며 기타공사는 공사규모에 따라서 소규모는 적격심사, 300억이상은 종합심사, 100억~300억은 간이종합심사로 구성되며, 계약상대자를 결정하는 평가, 낙찰제도의 맥락에서는 제일 먼저 영향을 주는 것이 공사비 수준(적정 공사비) 및 이와 관련한 적정공사기간, 조달/발주 체계와 관련한 기술혁신 포함 여부 등 건설기술 및 건설산업 정책 전반에 관련된 다양한 가치와 이슈가 상호작용하는 ‘복잡계(Complex System)’임을 설명하였다. 낙찰제도 주요 이슈로는 적격 및 종심제에서는 ‘운찰’이라는 문제 즉, 가격이 통제되고 있으며 가격 이외 평가 변별력이 낮은 문제가 있으나 가격 이외 평가 변별력이 강화되면 서열화로 독식 구도를 가질 수 있으며, 가격 통제가 없으면 저가 출혈 경쟁이 유인될 수 있는 등 맹점이 있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기술형에서는 ‘로비’ 문제 즉, 평가위원 자질문제와 평가위원 POOL 확장 문제가 공존하고 있고, 턴키에 대한 일부 부정 여론이 있는 등 공정성 제고 이슈, 생태계 왜곡이 큰 현실을 설명하였다. 낙찰제도 인식조사는 건설업 종사자 1.000명을 대상 설문으로 수행되었으며, 분석 결과 낙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과반 이상이 ‘가격’보다는 ‘기술력’으로 보는 등 기술력 중심 낙찰제도와 적정공사비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이 제시되었고, 턴키 등 기술형입찰의 낙찰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기술력’이 ‘영업능력’보다 높게 나왔으며 여기에서는 입․낙찰 전문가와 건설업 종사자 일반의 시각 차이가 있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경쟁과 분배에 관한 입장에 있어 중소기업 시공사는 분배가 중요하다는 인식 비율이 높아 대기업과의 차이가 있는 등 한 목소리를 찾기는 어려움이 있음을 제시하였으며, 기술형입찰의 성과는 품질향상과 기술발전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나타났으나, 로비와 담합 문제는 여전히 극복해야할 과제로 평가 제도 선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는 절차·기준의 공정성 및 투명성, 심의의 전문성, 발주청 책임성 순서로 나타났다. 끝으로 낙찰제도 선진화 추진과제 방향으로는 1) 수요자가 정한 상한 범위내에서 공급자 제안 가격 평가 구조에서 공급자가 상한을 보증하고, 리스크/초과이익을 공유하는(원가 정산 + 정액/정율 이윤) 등 공사비 결정 메커니즘 변화 고민, 2) 평가의 전문성 개선(싱가포르 12주 수행 사례 참고), 3) 공급망 조기 참여 및 협업(IPD 발주 등)으로 파편화를 극복하는 이해관계자 구조화, 4) 공사특성 및 발주자 역량에 따른 리스크 배분이 가능한 입찰계약방식 적용, 5) 중장기 관점의 파이프라인 제공(영국 Construction Playbook 사례 참고) 등 큰 틀에서 맥락을 가진 방향성을 가진 정책 개발 등을 키워드로 제안함으로써 나아가 엔지니어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생태계 건전성을 제고하여 기술/설계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합리적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2.2. 발표2. 장기계속공사 계약 방식의 문제점과 대안 정원 변호사는 우선 최근 건설공사계약의 화두가 현재 비용통제 시스템에서 공정과 안전 및 품질을 지향하는 가치 시스템으로 전환이 제시되고 있으며 안전과 품질확보를 위한 필수 전제로 적정공사비와 적정공기임을 제시하며 발표를 진행하였다. 장기계속계약은 본래 국가계약법상 계속적 공급계약으로 관리함이 수월한 경우 적용하는 것이나, 제조와는 다른 공사특성 측면에서 적용에 논란이 되어 왔음을 설명하며, 계속비계약(총 예산 확보)과 장기계속계약(총 예산중 당해 회계 연도분만 확보)의 다른 점으로 인해 장기계속계약은 차년도 계약시 예산 미확보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물가상승 등으로 시공업체 손실이 발생하는 등 계약관리상의 문제가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장기계속공사계약의 문제점으로 계속비공사와 달리 예산액을 확정하지 않고 1차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가능(선심성/전시성 사업 발주 남발, 대부분 공사가 1차수 계약금액 5%미만으로 사업 추진)한 예산배정 방식의 문제를 제시하였으며, 시공사 의무(계약보증금은 총공사금액 기준)는 총공사 기준으로 하는 반면에 시공사 권리는 차수별 기준(계약금액 조정청구는 차수별 계약 대금 지급 전까지, 추가공사비 역시 차수별로만 청구)으로 제한하는 등 불공정한 계약상 권리의무를 가지는 문제를 제시하였다. 또한, 실무상 하도급계역은 차수별로 분할하여 관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으로 원도급과 하도급계약의 불일치로 서로 분쟁 발생 소지가 있는 등 문제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끝으로 이러한 장기계속공사 계약 개선방안으로는 근본적으로 관계법령을 정비하여 폐지하는 방향 즉, 총공사 예산이 확정·배정된 범위 내에서의 공사계약 체결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나, 폐지가 당장에 어려울 경우 장기계속공사 신규발주 통제방안을 마련하고 장기계속공사계약 체결시 간접비 지급을 보장하는 등 계약의 본질에 부합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2.3. 전문가 패널 토론 발표후 패널 토론에는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이복남 교수님이 좌장을 맡았으며, 국내 건설공사 발주 및 계약 제도 관련 지식과 업무 경험을 보유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였다. 정부기관, 대기업, 연구소 등 각 주체별 공공 건설사업 발주제도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의견들이 제언되었다. 시공사 관점에서 공공 건설공사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핵심은 적정공사비 확보에 있으며 최근의 안전사고와 품질 결여의 문제를 개별 건설사의 문제로 볼 것만이 아니라 건설산업 기저에 깔린 구조적인 문제 즉, 산업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공사비로 인한 어려움이 있음을 제시하였으며, 최근 기술형입찰의 연이은 유찰 역시 부족한 공사비 문제가 큰 영향이 있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기술형입찰제도는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정성 확보, 적정예산 반영 등과 함께 근본적인 입·낙찰 환경의 개선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하며, 기술형입찰, 획일적 정성 심사기준과 비중을 당해 사업 맞춤형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공종별 표준 심사항목 Pool 마련, 평가 비중 자율성 확대가 필요함이 제시되었다. 낙찰제도에서 운찰은 중소업체들에게 성장다리 역할을 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변별력을 강화하는 등 단계적 대안 추진이 필요하며, 경직적 낙찰자 결정구조에서 탈피 계약예규 특례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발주·계약·입찰 및 낙찰자 결정 방식 도입 필요도 언급하였다. 낙찰제도와 관련해 최근 서울시의 경우 적정한 비용을 지급해야 퀄리티가 높은 성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어가고 있고, 기술력 중심의 낙찰제도와 적정 공사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도 설명하였으며, 우리나라 낙찰제도 선진화를 위해서는 우리만의 건설 문화 즉, 능력 지향보다는 학연·지연·혈연이 강조되는 문화를 되돌아보고 계약담당자의 전문성 강화 및 사업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가지도록 하는 방향성도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시공실적, 기술자배치, 시공평가 등의 정량평가의 배점을 강화하는 것이 기술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단순히 정량평가 방식을 강화하는 것 외에 기술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적정공사비와 관련해서는 공사비 산정이 기획단계 추정공사비, 설계단계 설계공사비, 입찰단계의 기초공사비, 예정공사비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대부분 건설업체들은 설계 이후 단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획 단계부터 설정하는 추정 공사비의 현실화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장기계속공사 계약 제도와 관련해서는 공사와 맞지 않는 성격의 제도임에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나, 총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 미지급문제 해결, 장기계속공사 지연으로 인한 간접비 발생 최소화 등 제도의 합리적 운영이 필요함이 강조되었다. 끝으로 최근의 발주제도 운영상의 기본적인 문제는 발주청, 계약상대자 모두 계약법 취지대로 현장을 운영하지 않음에 있으며, 계약법 취지에 따라 적정공사비를 확보하려는 쌍방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즉, 계약제도나 적정공사비 등은 정답이 있지 않는 사회적 합의의 문제임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행정안전부에서 민관 합동 TF를 운영하는 등 사업추진 의사결정에서 부터 계약, 마지막 납품에 이르기 까지 종합적으로 문제 및 대안들을 검토해서 단계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합리적인 근거에 입각한 관련 기준 등의 개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제시되었다.
3. 맺음말
금번 세미나에서는 최근 국내 건설산업이 직면한 문제들과 관련하여 건설산업 생태계의 기초적인 기준이 되는 발주제도에서의 불합리 및 불공정성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논의가 진행되었으며, 발주, 입·낙찰제도는 발주청, 계약상대자 모두 공정에 기반한 이익과 공공의 시설 품질과 안전을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의 노력이 필요한 문제로 제시되었다. 즉, 건설산업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다양한 가치들의 균형점을 찾아가고 상식에 입각한 설명력을 가질 수 있는 발주제도로 변화해 나간다면, 국내 건설공사 생태계가 보다 건전하고 경쟁력을 갖춘 수준으로 개선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작성자] * 윤원건 제도정책위원회 간사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wongun78@kict.re.kr * 신은영 제도정책위원회 위원장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 eysin@kict.re.kr * 강태경 제12대 부회장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tkkang@kict.re.kr - 본 세미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운영비지원(주요사업)사업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과제번호 20230079-001, 건설정책 및 건설관리 발전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