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미나 개최 배경
지난 2월 27일(월), ‘북유럽 고층목조건축의 이해’라는 주제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건축계의 주요한 이슈 중 하나인 친환경, 탄소중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으로써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지역에서 설계 및 시공된 5~20층 정도 규모의 고층 목구조 건축물(마감재가 아닌 하중을 받는 구조체 자체가 목조)에 대한 조사 내용을 건축 분야별 다양한 업무에 종사 중인 실무자들과 의견을 나누고자 마련되었으며, 한국건설관리학회 여성위원회와 아키팩토리건축사사무소가 공동으로 주최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여성위원회 김순영 위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아키팩토리건축사사무소 김윤희 대표가 회사의 건립 목적 및 수행 프로젝트 소개를 통해 건축에 대한 신념과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였고, 2부에서는 아키팩토리건축사사무소 조서울 책임이 “2022 국제건축문화교류 미래건축문화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 친환경 트렌드인 북유럽 고층목구조 건축물을 현지 답사하고 설계사 담당자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하며 세미나 참여자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2. 세미나 주요내용 2.1. 북유럽 고층 목구조 건축물 조사 배경 최근 기후환경의 변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실감할 수 있는 수준이고, 건축물이 생애주기 동안 내뿜는 탄소 배출량은 타 산업 분야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건축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재료 및 공법을 찾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친환경 건축물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세스나 지어진 건축물이 정말 친환경적인지는 의문이다. 녹색건축인증을 비롯한 각종 인증을 거쳐 지어지는 건축물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임은 분명하지만, 건축물이 구축되는 방식과 사용자의 거주환경이 친환경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단열재와 각종 건축 자재에서는 발암물질이 검출되고, 설계 및 공사 현장의 작업 방식과 상황은 여전히 효율성이 떨어지고 위험 요소가 많다. 이런 배경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건축가협회가 젊은 건축가들에게 건축문화교류, 탐방 및 연구조사 등의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2022 국제건축문화교류 미래건축문화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해외 탐방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설계되고 지어지는지 또한 어떤 정책적 지원들이 뒷받침되었는지 궁금했던 점들을 현지 건축물 답사와 설계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2.2. 발표내용 우리가 조사 대상으로 정한 건축물은 5~20층 규모이고 마감재가 목조가 아니라 구조체 자체가 목조이다. 구조 형식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이는 보-기둥 방식과 벽식구조, 철골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정했다. 목구조가 아무리 친환경적인 자재를 사용하여 지어지는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 및 주거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2층 이하의 저층이라면 적용 범위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1) 노르웨이, Moholt Towers by MDH Arkitekter 본 프로젝트는 2015년 트론헤임의 학생복지기관(SiT)에서 주관한 모홀트 기숙사단지 설계 공모에 MDH Arkitekter가 당선되면서 시작되었다.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의 기숙사 5개동, 지상 3층의 어린이집, 지하 1층, 지상2층 규모의 도서관으로 전체 연면적은 21,700m2, 최고 높이 29M이다. 구조형식은 CLT와 글루램을 사용한전체 목구조(All-Timber)의 벽식구조이고 지반에 면한 지하 1층~지상 1층은 철근콘크리트로 되어있다. 기숙사동의 가장 긴 스판은 6M이고 층고는 3M 정도 된다. 습식공간인 화장실은 프리패브로 공장에서 선제작하여 건축물에 끼워 넣는 방식을 사용했다. 혼자 거주하는 대학생들의 기숙사 공간으로 적합한 규모와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목구조에서 염려하는 부분인 구조와 화재안전성은 각 종 테스트 및 협의를 거쳐 문제없이 진행되었고, 공간의 소음차단과 목재의 수축, 팽창을 고려한 외벽 디테일은 많은 고민을 거쳐 섬세하게 설계되었음을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설계단계에서 전 공종(구조, 기계, 전기, 소방)이 BIM(사용 소프트웨어 Revit)으로 진행하였고, 사전 협의 및 조율을 통해 시공 전 각 종 부재 제작을 위한 설계가 이루어졌다. 설계단계에서의 충분한 시간 확보 및 검토를 통해 시공 기간은 짧아졌고, 현장에서도 일부 나무 가루를 제외하고 먼지나 기타 오염물이 없어 깔끔하고 안전하여 작업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하였다. 본 건물의 거주자인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높았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2) 노르웨이, Mjøstårnet by Voll Arkitekter 노르웨이 브루문달에 위치하고 있는 일명 우드호텔로 불리는 본 건축물은 지상 18층, 높이 85.4M의 타워와 지상 2층의 수영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무실, 호텔, 주거시설로 구성된 우리나라에서는 주상복합이라 불리는 건축물이다. 세계 최고층 목구조 건축물이기도 한 본 건축물은 보-기둥 방식의 All-Timber 구조(기초는 콘크리트)이고 연면적은 15,000m2로 2019년에 준공되었다. 클라이언트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대안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본 건축물을 의도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구조 건축물로 짓자고 먼저 제안한 부분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설계사는 설계 초기단계부터 각 분야별 엔지니어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설계도구로는 전 공종이 BIM(사용소프트웨어 Archicad)을 사용하였다. 구조는 다른 고층 건축물들과 마찬가지로 풍력에 대응하는 것이 주요한 과제였고, 목재의 특성상 부재가 가벼워 그 점을 구조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15~18층의 슬라브는 콘크리트로 처리하였다. 화재 안전성에 있어서는 노르웨이의 내화기준인 연소시간 90분 확보를 통과하였고, 내부에 노출된 기둥에는 내화도료가 칠해져 있었다. 또 하나 특징적인 부분은 미에스트로네에 들어간 구조 부재인 CLT, 글루램은 현장에서 40~50km 이내의 숲에서 채집된 후 인근의 프리패브 공장에서 제작되어 현장에서 운반되었다는 점이다. 앞서 소개한 사례인 모홀트 기숙사 단지의 경우 그 당시 수요부족으로 인해 오스트리아에서 자재를 수입하였으나 그 이후 자재 수요도 높아졌고 생상하는 공장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하였다. 3) 스웨덴, Sara Kulturhus by White Arkitekter 사라문화예술센터는 스웨덴 최북단의 소도시 셀레프테오가 발주처인 공공건축물이고, 이 프로젝트 역시 발주처인 셀레프테오시에서 목구조 건축물을 전제로 설계 공모를 발주하였고 White Arkitekter에서 당선되어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목구조와 스틸이 결합 되어 있는 하이브리드 구조이고, 최고 층수 20층, 최고 높이 75m, 연면적 30,000m2으로 2021년 준공되었다. 앞서 2가지 사례와 마찬가지로 기초는 콘크리트이고, 목구조 최대 스판은 10M, 기준층 천정고 3M로 저층 포디움에 전시장, 공연장 등의 시설이 있고 고층부에 호텔이 위치하고 있다. 외부 커튼월은 더블스킨으로 본래의 외피 기능을 담당함과 동시에 외부 기후와 습기로부터 내부 목구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내화 부분에 있어서 앞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피난 시 연소기준 90분 확보했고, 각종 테스트 통과하였으니, 노출되는 목구조 부재들에 내화도료가 적용되어 있다. 호텔 객실은 프리패브로 만들어져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현장에서 직접 공사하는 부분이 줄어들면서 여성 작업자가 공장에서 건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인터뷰 내용을 들었는데, 우리나라 상황과 비교되면서 큰 울림이 있었다. 이 프로젝트 역시 협력분야 전 공종 BIM(Revit)으로 설계되었고 서로 간 협업하며 시공 전 간섭체크가 이루어졌다. 4) 덴마크, BIG 덴마크 BIG 뉴욕 지사에서는 최근 스위스 쮜리히공항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Mass-timber 구조로 계획해서 당선이 되었다. 이 프로젝트가 BIG에서 수행하는 첫 번째 Mass-timber 구조 프로젝트가 될 예정이고 덴마크에서도 목구조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나 아직 완공된 건축물은 없었다. 덴마크 설계사무실의 경우 프로젝트 규모가 작으면 BIM으로 진행하지 않기도 하지만 공공프로젝트의 경우 BIM이 의무사항이고 프로젝트 규모나 성격에 따라 BIM기반 설계가 일반화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현재 덴마트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2023년도부터 모든 공공건물에 생애주기평가(Life Cycle Assessment)가 의무화되면서 BIM이 유지관리 및 해체에 사용될 때 그 효용성이 크므로 코펜하겐 본사의 Sustainability팀과 BIM팀이 긴밀히 협업중임을 인터뷰 결과 알 수 있었다. 5) 소결 사전조사, 답사 및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조사한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고층목구조 건축물은 클라이언트가 친환경적인 목구조 방식으로 건축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면서 시작되었고, 설계단계에서는 전 공종이 BIM을 통해 협업하고 사전 시공성 검토가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진행해 짧은 시간에 현장 조립식 시공이 가능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자재를 수급하여 운송 비용을 줄이며 실제 거주자에게 유해성이 없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추세가 변하고 있었다. 이 나라들에서도 현재 고층목구조 건축물이 보편화된 방식은 아니지만 이미 변화가 시작되었고 관련 전문업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염려하고 있는 부분인 구조와 화재안전성 부분은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고 설계 및 각 종 테스트를 통해서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3. 맺음말 목재는 자연적이고 재생가능하며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이다. 또한 가볍고 튼튼해 조립식 시공방식에 적합하여 현장 시공이 주인 철근콘크리트 방식 대비 작업자에게 보다 안전한 시공방식이 가능하다. 부재의 공장 제작을 통해 공사 기간도 줄일 수 있고 날씨 및 기후의 영향도 덜 받는다. 사용자 측면에서도 건축자재에서 검출되는 유해 물질이 적어져 건강한 실내 환경이 구축되며 거주자의 스트레스를 완화해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대부분의 건축물은 목구조였다. 근대화되며 목구조가 현대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목구조는 저층만 가능하다는 편견과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으로 보여진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구조와 화재 안전성을 해결한다면 목구조 건물은 미래건축에서 하나의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첫째, 구조 안전성은 2020년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9조의 3(건축물의 규모 제한)에서 목구조 건축에 대한 규모 제한 규정이 삭제되어,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마찬가지로 구조설계를 통해 구조안전성이 확보되면 규모제한 없이 건축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구조용 직교 집성판(CLT, Cross Laminated Timber)과 같은 공학목재의 개발과 이에 따른 구조설계법의 도입 등 연구개발 및 내진 규정의 개선 등의 요인이 있다. 둘째, 화재 안전성 또한 목재의 재료적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보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그 원인이 있다. 목재는 불이 붙는 재료이지만 열전달 속도가 낮으며 화재 시 표면의 탄화층이 내부 목재로의 열전달을 억제하여 현행 화재기준인 2시간 내화구조로 인정받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White Arkitekter의 설계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 철골구조가 화재에 더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목구조 건축물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라 보여지는 구조와 화재안전성이 이미 상당 부분 해결되고 있고, 앞으로의 기술 발전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세미나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을 때 구조, 시공, CM, 학계를 막론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큰 관심을 보였다. 주제가 목구조여서 고리타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들어보니 내용이 신선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였고 우리 팀에서도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생각이 발전되고 정리되는 부분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고층 목구조 건축물이 도입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새로운 주제를 갖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토론하며 생각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었던 본 세미나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 건축의 발전을 위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이번 세미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작성자 * 김윤희 / ㈜아키팩토리건축사사무소 대표 / yunhee.kim@archifactory.co.kr * 조서울 / ㈜아키팩토리건축사사무소 책임 / seoul.cho@archifactory.co.kr ■ 참고문헌 1. 심국보(국립산림과학원 목재공학연구과 과장), 우리나라의 목조건축① 목조건축의 현황과 전망, 2022년 7월호 서울건축사신문 2. 심국보(국립산림과학원 목재공학연구과 과장), 우리나라의 목조건축② 목조건축의 설계 규제, 2022년 8월호 서울건축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