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엔지니어링, 어떻게 할 것인가
1. 서문
지난 5월 31일(화), ‘디지털 엔지니어링,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도정책위원회의 1차 세미나 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산업혁신센터에서 개최되었다. 본 세미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정책연구소와 공동으로 주최하였으며, 글로벌 엔지니어링회사가 시행중인 디지털 엔지니어링 적용사례로 부터 국내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기획되었다. 세미나는 최근 COVID-19 상황의 개선에 따라 소규모 대면 방식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으며, 산학연 관계자 및 건설기술정책 및 BIM 담당 공무원(기술안전정책국 4명) 등 약 30여명이 참석하였다. 행사는 우선 우리 학회 부회장이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태경 건설정책연구소장의 행사 취지 및 인사말씀으로 시작하였다. 강태경 소장은 건설산업의 화두인 “디지털 전환”과 관련하여, 이번 세미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엔지니어링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인 미국 Jacobs가 현재 진행중인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BIM기반의 디지털 협업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Best Practice 소개를 통해 국내 디지털 엔지니어링 및 정책에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하였다. 세미나 프로그램은 2개의 주제 발표 후에 토론 및 질의응답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표는 신은영 제도정책위원장(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이 ‘국내 건설정책과 디지털 엔지니어링’에 대하여 발표하고, 이어서 권오성 팀장(Jacobs사의 BIM Manager)이 ‘디지털 엔지니어링 현장 적용사례 : 싱가포르 TWRP 프로젝트의 디지털 트윈(Digitam Twin)’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참고로 Jacobs사는 ENR(Engineering News Record)지에서 매년 발표하는 설계 및 CM, PC 부문에서 세계 랭킹에서 1위(2021년 Top 500 Design Firms, Top 100 Construction Management-for-Fee Firm, Top 50 Program Management Firms)를 차지한 글로벌 기업이다. 권오성 팀장은 `90년대후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3D·4D CAD 등 건설정보화 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이후 미국 Bentley System사, U.S Army Corps of Engineers, 희림건축사사무소(CM파트) 등에서 건설정보화 및 PM 전문가로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2014년부터는 Jacobs에서 다수의 SOC 프로젝트에 대한 BIM 및 CM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는 전문가이다. 2. 세미나 주요내용 2.1 발표1_ 국내 건설정책과 디지털 엔지니어링 디지털 기술이 업무를 지원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여 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건설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을 왜 해야 하는 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추진하여야 할 지에 대하여 건설산업 공급망 참여주체간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건설산업은 밸류체인(Value chain)이 복잡하고 외부변화 수용에 보수적인 특성을 가지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및 발주자 그룹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왜 해야 하는 지 보다는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 지에 더 관심이 크다. IHS(BCG 분석)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건설 생애주기에 디지털 기술(BIM, IoT 등)을 적용함으로써 설계 및 시공단계에서 13%~21%, 운영 단계에서 10%~17%의 코스트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그 중심에 Cloud 기반의 BIM이 있다. 딜로이트컨설팅의 디지털 성숙도 진단 모델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이 6.3점으로 국내 1위인데 비해 건설산업은 5.1점으로 10점 만점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다. 건설산업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 시도하는 단계, 즉 기존의 사업 모델과 운영 체계에 대하여 부분적인 개선을 추진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 및 프로젝트 단위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의 도입 속도와 사업 생산성 향상 속도를 연계시키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며, 디지털 성숙도 진단 모델에서 ‘비전 및 리더십’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국내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는 전사적으로 디지털 기술 활용의 비전을 명확히 하고, 디지털 기술 적용에 대한 리더십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디지털 기술의 적용 및 확산 등 디지털 성숙도를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산업계에 명확한 정책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제시하되, 건설시장의 특성을 반영하여 실용적 관점의 기획·관리방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디지털 기술 활용 성숙도와 사업 성과간의 연계성을 충분히 고려한 스마트 건설 로드맵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 1.0(2018)”을 발표하고 2025년에 BIM 설계를 의무화하는 것을 목표로, 건설산업 BIM 기본지침(2020)을 발표하고, BIM 전담기구 법제화(2021) 및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스마트 건설기술의 현장적용과 산업계 확산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시범사업의 적용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우수사례 공유를 통해 후속사업에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등 정부의 사후관리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싱가포르, 유럽, 미국 등에서는 건설 프로젝트의 성과와 효율성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발주방식(IPD : Integrated Project Delivery, IDD : Integrated Digital Delivery)을 도입·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경 변화를 고려하여 발주방식의 진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건설사업 참여주체간의 역할과 책임 할당 및 협업 체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공공 계약제도(국가계약법령, 지방계약법령)의 개선이라는 프레임워크 안에서 추진되어야 함을 제안하였다.
2.2 발표2_ 디지털 엔지니어링 현장 적용사례 : 싱가포르 TWRP 프로젝트의 디지털 트윈 권오성 팀장은 싱가포르 국립수자원공사(Singapore's National Water Agency)인 PUB(Public Utilities Board)가 시행하는 Tuas 물재생 플랜트(Tuas Water Reclamation Plant ; TWRP) 프로젝트에서 Jacobs가 디지털 트윈을 통하여 설계 및 사업관리를 운용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였다. Jacobs에서는 이 사업의 기본설계와 17개의 계약 패키지에 대한 PM을 담당하고 있으며, BIM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와 시공관리 등 통합된 5D/디지털 트윈 기반의 사업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본 사업은 6개의 컴포넌트로 구성된 복합 플랜트 건설사업으로 사업비는 한화 2조 5,000억원 규모이며, 다중 시설물 공사들간의 인터페이스가 중요한 특성을 가지므로 Jacobs의 PM으로서 코디네이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본 사업에서 Jacobs는 기본설계 후 PM으로서 건설사 선정시 각 계약패키지의 입찰참가자에게 2D가 아닌 참조용 BIM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목적물의 사업범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싱가포르 BCA가 시행하고 있는 IDD(Integrated Digital Delivery) 발주방식의 중급 레벨을 시행하고 있다. 설계단계에서의 BIM 파일만 2,400개, 시공단계 까지 3,500개를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하여, 리얼타임으로 설계 및 시공 데이터에 접근하여 공사 진척도 및 승인 상태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유지보수에 필요한 정보를 분석하여 모델링에 반영하였다. 시공단계에서는 드론기반의 사진측량을 통해 각 건설사들의 업데이트 모델(1달에 1회)을 통합한 디지털 트윈 시공 진척도 관리(4D)가 수행되고 있으며, Jacobs의 인도, 폴란드 등에 있는 글로벌 디자인 센터와 온라인기반으로 협력하여 원가관리(5D)도 수행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모든 디지털 모델들을 통합하여 발주처에서 운영·유지관리 할 수 있도록 Asset Information Model(AIM)을 이관해주는 업무도 포함하고 있다.
2.3 토론 및 질의응답 실제 진행중인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설계 및 PM사에서 BIM 기반의 디지털 트윈이 운영되고 있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과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정부측 참가자는 IDD 발주에 의해 Jacobs와 같은 글로벌 PM 엔지니어링사의 역할 및 발주청의 업무 범위에 대하여 질문하였다. 권오성 팀장은 본 사례와 같은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에서는 기본설계와 PM을 함께 수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는 의견과 함께, 기본설계와 다수의 시공사 계약 방식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이 중요하여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프로젝트 관리로의 변화가 도래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싱가포르 프로젝트 뿐 아니라, UAE 등 다수의 SOC 프로젝트에서 PM은 건설사의 평가·선정까지 직접 수행하는 등 사업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오늘 소개한 프로젝트에서는 싱가포르 발주청에서 향후 유지관리를 고려하여 다수의 인원을 PM조직과 함께 사업관리에 참여하여 정보공유 및 노하우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강태경 부회장은 본 발표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시사점이 일련의 통합된 3D Model을 기반으로 설계에서 시공, 유지관리까지 정보 흐름(seamless information flow)을 고려한 사업 수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라 설명하였다. 또한, 국내에서는 아직 BIM 시장이 해외처럼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에서 과연 ‘이러한 기술들이 어떠한 효과를 가지는가?’에 대한 의견도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권오성 팀장은 아직 해외에서도 이에 대한 완벽한 답이 찾아진 것은 아니나, 예들들어 전통적인 설계 방법과 비교하여 설계 및 시공단계에서 2D 도면을 생성하는 것이 3D BIM을 통해 손쉽게 바로 원하는 형태로 뽑을 수 있어 많은 시간과 투입인력 감축을 가져오는 등 효용이 실제 사업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나아가서는 4D, 5D 및 5D까지 디지털 정보 및 온라인 기반 통합 사업관리의 가치가 Best Practice들로 검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신은영 위원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더불어 권오성 팀장은 글로벌 인프라 사업에서 전면 BIM설계가 활용되고 있고, 이에 대해 엔지니어링사들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 역량(Tool 및 Management Skill 등) 및 인력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끝으로 국내에서는 BIM에 있어 기술적인 부분 보다도 다양한 건설참여자들이 이러한 플랫폼안에서 잘 협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및 발주제도 관점에서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한계점도 지적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우선은 공공을 중심으로 Best Practice를 발굴하여 생산성 향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사업 수행 체계에서의 유연성을 확보해줄 수 있도록 계약제도 및 입찰안내서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3. 맺음말
최근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2022.1.4.)’이 공포되어 7월 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고, 정부는 올해 디지털 뉴딜 2.0 추진 관련 예산으로 33조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디지털 전환은 국내 산업 혁신의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도 2022년 주요 업무계획에 디지털트윈과 핵심 SOC 디지털화 등을 통한 디지털 경제 전환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건설기업들의 스마트 건설에 대한 연구개발 확대 등 산업내 디지털 전환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COVID-19 팬데믹이 비대면 기반 디지털 트윈 기술 채택의 가속화를 가져오는 등 시대적 변화의 파도 속에서 건설산업에 디지털 기술 활용이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에서 어떠한 방향을 가지고 어떠한 역할들을 수행해야 하는지 심도있는 고민과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학회 제도정책위원회에서도 국내 건설산업에서 디지털 엔지니어링과 CM/PM 활성화에 기반이 될 수 있는 제도정책 이슈를 제시하고, 이번 행사와 같은 다양한 세미나를 통해 국내 건설정책 발전의 화수분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작성자 * 신은영 제도정책위원회 위원장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 eysin@kict.re.kr * 윤원건 제도정책위원회 간사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wongun78@kict.re.kr ※ 본 세미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운영비지원(주요사업)사업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과제번호 20220150-001, 건설관리 선진화 연구).